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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365 days to go, 읽고 쓰기

243 days to go, 일부러 물건을 오래 못 쓰게 만들어 판다고?

by 민히 2023. 5. 3.

243 days to go
오늘의 책 : 디컨슈머

디컨슈머
경제학자들은 우리가 항상 더 많이 소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비가 아주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심각한 경기 침체와 불황이 찾아올 거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소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건 비단 경제학자만이 아니다.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고 9일 뒤, 부시 대통령은 충격과 슬픔에 휩싸인 국민에게 “미국 경제에 계속 참여하고 경제를 신뢰해주길 바란다”고 연설하며 ‘소비하라’고 역설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은 최소 600억 달러 규모의 자산과 5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이는 테러리스트 때문이 아니라 미국과 전 세계가 갑자기 소비에 열정을 잃은 결과였다. 이 상황을 두고 경제학자들은 소비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 경제에 치명적이라는 결론을 지었고 부시의 연설 이후, 소비가 줄어들 때마다 세계 지도자들이 ‘나가서 소비하라’고 부추기는 일은 당연시되었다. “마치 소비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처럼 말이다.”(본문 21쪽) 비단 위의 사례뿐일까. 21세기에 들어서며 우리 인류가 깨우친 핵심 교훈은 ‘사고 사고 또 사는 것’이 시민의 의무라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구매하는 의류를 전부 합치면 매년 5000만 톤에 달하는 옷 무더기가 된다. 이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로 떨어지면 웬만한 대도시는 전부 산산조각나고 전 세계에 지진이 발생할 것이다.”(본문 16쪽) 나날이 쏟아지는 광고와 할인, 유행, 패스트푸드, 패스트패션, 오락, 최신 전자기기와 이 모든 것에 대한 집착들이 소비문화를 형성하고 있으며, 소비가 곧 경제와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 현재 미국인은 매년 디지털 기기에 2500억 달러, 개인 미용 및 위생용품에 1400억 달러 이상을 쓴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가장 쇼핑에 중독된 망나니’라는 미국의 이미지는 이제 다른 나라들에 물려줘야 할지도 모른다. 카타르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같은 석유 부국이 미국의 1인당 소비량을 넘어섰으며, 유럽연합의 전체 쇼핑객은 거의 미국 쇼핑객만큼 돈을 쓴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가난한 시민들조차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꺼이 값을 지불하고 싶은 것’을 구매한다. 전 세계 45억 명의 저소득층은 매년 5조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거대한 소비시장이다. _17쪽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소비가 ‘가속화’될수록 ‘기후 재앙 시계’는 ‘초가속화’되고 있다는 것. 유엔의 국제자원전문가위원회에 따르면, 새 천 년이 시작될 무렵 소비는 인구수를 제치고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환경과학자들은 우리가 너무 많이 소비한다고 말한다. 재활용 기술과 에너지 효율 개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공급을 인상적일 만큼 높였지만, 그것만으로는 탄소 배출량을 단 한 해도 줄이지 못했다. 그 어떤 기술과 조치도 소비 욕구가 불어나는 속도를 따라잡는 데 실패했다. 사느냐(buy), 사느냐(live), 이것이 문제로다. 지금, 우리는 소비와 환경 사이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저자
J B 매키넌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22.12.05


계획적 진부화
일부러 오래 못 쓰게 만든다고?


소비가 줄어들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 산업이 광고산업과 의류산업이라고 한다. 반대로 그만큼 소비를 부추기는 산업이기도 하다. 특히 옷을 만드는 일은 환경을 빠르게 훼손시키고 패스트 패션처럼 옷이 싼 것은 싼만큼 누군가의 희생이 들어가 있고 그 옷의 섬유부터 만든 사람의 삶이 닿아있다는 말에 멈칫했다.

나는 내가 가진 옷으로도 충분히 살아나갈 수 있다. 예쁜 옷을 한번 입지도 못하고 계절이 지나갈 때도 있다. 옷을 사는 일에는 스스로가 한없이 관대해지곤 하는데 내가 이미 얼마나 많은 옷을 갖고 있는지 기억해야지. 그리고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예쁜 옷들을 아끼지 말고 실컷 입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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