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 days to go
오늘의 책 : 이토록 평범한 미래
매일 읽고 쓰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설날이 가장 위기였다. 가족들에게 둘러 쌓여 있고 또 가족을 만나기 위한 시간이다 보니 책을 읽을 시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 주로 자기 전에만 조금 책을 읽을 수 있었고, 그 소중한 시간마저도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잠들기 십상이었다. 그래도 이 새해 프로젝트 덕분에 조금이라도 읽기 위해 책을 펴게 되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단 5분이라도 나를 위해 낸 그 시간이 참 소중하다.
사람들에게 둘러 쌓인 명절일수록 나를 위해 낸 조그만 시간이 특히나 더 유용했다. 잠깐 가족으로부터 벗어나서 나만의 세상에 빠지는 시간, 제 3자의 시선으로 내 삶을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시간, 내가 구축한 세계로 가는 시간이었다.
김연수 <이토록 평범한 미래>의 세번째 이야기 <진주의 결말>까지 읽었다. 지금까지 읽은 세 개의 단편은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상상하기 어려웠던 삶에 대한 이야기다. 가지각색의 불행들로 구성된 삶은 평범한 미래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기 어려웠다.
P103. 정미가 죽은 뒤로 마음의 가장자리는 매 순간 조금씩 시간에 쓸려 과거로 떨어지고 있었다.
빅토르 위고의 <바다의 일꾼들>에서 인용한 잠과 꿈에 대한 문장에 마음이 휩쓸렸다...!
P107. "밤의 세계는 하나의 세계로, 밤은 밤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다. 인간은 백오십 리 높이의 대기권에 짓눌려 그 육체적 기관이 저녁이면 피로하게 된다. 피로해진 인간은 누워 휴식한다. 육체의 눈이 감기는 바로 그 순간, 생각보다 그리 무기력하지 않은 머릿속에서 또 하나의 다른 눈이 열린다. 미지의 세계가 나타나는 것이다. 모르고 지내던 세계의 어두운 사물들을 인간의 이웃이 된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책을 선택할 때 교보문고나 근처 서점에 가서 매대를 둘러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책장을 넘겨보고 책을 구매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책에서 인용된 책이나, 마음에 드는 작가의 다른 책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인상적이라 찜해둔 책, 아니면 지인이 추천해주는 책을 읽는다. 즉, 서점에 갈 일이 별로 없고 다 주문해서 읽고 있다. 이런 변화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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