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롱블랙 Long Black 이라는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알게 됐다. 하루에 하나씩 콘텐츠('노트'라고 부름)를 제공하고, 24시간이 지나면 지난 콘텐츠는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게 특이했다. 콘텐츠에 유통기한을 설정한 이유가, 우리는 이미 쏟아지는 정보 속에 살고 있고 그 정보에 언제든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콘텐츠를 저장해두기만 하고 읽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을 미룬다는 것이다. 바로 내 이야기였다. 나중에 읽어야지 하고 저장만 해두고, 책을 읽다가 삶을 흔드는 거대한 질문을 만나도 포스트잇 태그를 붙여놓고 다음에 제대로 봐야지 생각한 뒤에 그대로 책장에 넣어버리는 습관.
깔끔한 웹디자인과 하루에 하나라도 제대로 읽어보자는 마음에 월 4,900원 구독을 시작했다. 일주일 정도 됐는데 지금까지는 대만족. 하루에 적어도 한 가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 중에 특히 내 마음을 끄는 게 있을 때는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고.
<주의력 연습 : 스마트폰을 켤 때마다 뭘 할지 잊어버렸던 당신에게>
아미시 자, <주의력 연습> 책 내용 소개해주는 노트였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많아서 스크랩을 꽤 많이 했다.
지금, 여기, 이 순간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과거로 여행하느라, 미래로 여행하느라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주의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지 않으면 "내가 내 삶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한발짝 떨어져 있어서 불안과 공허의 원천이 된다". 내 삶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할 때 내 삶을 내가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내가 삶에 끌려간다는 기분이 드는 이유가 그래서일까. 나라는 책의 책장을 내가 넘겨야하는데 바람이 와서 넘겨주기를 기다리는 느낌. 그게 공허함의 원천이 된다.
그러면 대체 어떻게 지금 여기에 집중할 수 있을까? 현재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게 사실 쉽지가 않다.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겠는데 대체 어떻게 해야하나? 마음챙김 mindfulness다. 마음챙김이란, "우리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살피는 일"이다.
샤워를 하다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적이 있는가? 나는 보통 샤워할 때 생각이 마구 떠오른다! 잊어버리고 안하고 있었던 일이나 막혀 있던 업무를 헤쳐나갈 좋은 방법 같은 것들이 신기하게 샤워할 때 잘 떠오른다. 특히 아침에 샤워를 하면 잠에서 깨어나 깨끗해진(?) 머리 속에서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것들이 하나같이 낮 시간, 저녁 시간에는 잘 안드는 생각들이다.
샤워를 할 때 유독 좋은 생각이 떠오르는 이유는 바로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샤워하기'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샤워하는 동안에는 휴대폰도 할 수 없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지도 않고 온전히 나 자신만으로 존재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명상하는 효과라고 할까? 최근 읽은 책들, <당신도 느리게 나이들 수 있습니다>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에서도 똑같이 마음챙김과 현재와 지금 바로 내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내 마음을 제대로 살피고 돌보지 못해 빨리 늙고 불행하다고. 자본주의 사회로부터 취약해진다고.
"내가 관심을 주는 것이 바로 내 세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제니 오델
결국 주의력은 연습이 필요하다. 내 마음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고 현재에 머무는 것. 자꾸 과거와 미래로 시간 여행을 하지 말고 지금 내가 발 딛고 있는 여기에 내 관심을 쏟는 것이다. "현재의 순간이야말로 내 주의력을 쓸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주의력은 초능력이다."라고 표현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있었다.
#현재에집중하기
#마음챙김
#마음챙김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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