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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육아일기

Mommy’s meltdown

by 민히 2025. 6. 20.




11개월 만에 육아하면서 제대로 meltdown이 왔다. meltdown이라는 표현 말고 우리말로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냥 완전 감정적으로 무너져버린 상태.

육아는 기세라고, 실제로 부족한 게 많지만 그래도 잘하고 있다고 이대로만 하면 된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이왕이면 즐겁게 육아하자는 마음으로 잘 지내왔는데 나도 모르게 힘든 게 내 안에 쌓여가고 있었나보다.

최근 아기가 이런 저런 작은 사고로 응급실을 두 번 가고 소아과도 한 번 다녀오면서 더 이상 못하겠다 싶었다.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불행한 것도 아닌데, 0살 아기를 돌보고 잘 자라게 해줘야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 뇌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다음 할 일, 끝나지 않는 육아와 집안일, 거의 없는 내 시간… 이런 것들이 합쳐지니까 감당이 안됐다.

사실 지금도 뭐 하나 나아진 건 없지만 남편이랑 또 잘 해내보자, 버텨보자, 이런 날도 있는거지 뭐, 하면서 스스로와 서로를 다독이며 힘을 냈다.
(이유식 시판으로 바꿀까 의견도 나눔…🤔그럼 우리에게
시간이 생길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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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tdown이 왔을 때 가장 먼저 해야겠다 생각한 일은 집 정리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냥 싹 다 버려버리기. 육아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데 집마저 위태로우니 정신이 건강할 수 없겠다 싶었다. 물건에 미련 갖지 말고 그냥 다 버리자. 그래서 내 평화를 되찾자라고. 하루에 20개씩 버린다,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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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랑 아기 데리고 같이 외출했다가 쇼핑몰 유아휴게실에 같이 갔는데 동생이 유아휴게실 전경을 보고 울컥했다.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이 자신은 꾸미지도 못하고 이유도 모른 채 우는 아기를 달랜다고 쩔쩔 매는 모습을 보고.

보이진 않지만 집에서 아기를 키우고 있을 수많은 양육자들을 생각하면 아름다우면서도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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