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날씨다
We are the weather
조너선 사프란 포어
아침식사로 지구 구하기
Saving the planet begins at breakfast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행성, 지구를 지키자는 책.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해보자, 라는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동물석 식품을 줄이자'는 주장에 집중한다.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지구에 계속 살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만 하며(선택이 아닌 필수), 그 노력은 반드시 동물성 식품 줄이기여야 한다고 말한다. 다소 극단적(?)으로 들리기도 하는데, 대중교통 이용하기나 분리수거, 텀블러 사용하기 같은 실천도 중요하지만 사실 이런 노력이 큰 차이를 만들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개인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활동 네 가지는 다음과 같다.
채식 위주로 먹기, 비행기 여행 자제하기, 차 없이 살기, 아이 적게 낳기.
위 네 가지 행동 중에서 가장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과 이산화질소에 즉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채식 위주의 식사뿐이다.
- p119, 우리가 날씨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그 중에 채식 위주로 먹기, 즉 동물성 식품 줄이기가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축산업이 지구 온난화에 '최소' 25% 이상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식 축산업 때문에 동물이 먹을 곡물을 재배하느라 숲을 벌목하는데, 그 결과가 지구에 굉장히 파괴적이라는 것. 다른 노력도 분명 해야하지만 동물성 식품 소비만 줄이더라도 지구 온난화 개선에 눈에 띄게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동물성 식품을 줄이자는 주장은 사실 광범위한 캠페인이 되기엔 어려운 주제일 것이다.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나 많고 동물성 식품은 식품 산업과 우리의 삶에 너무 깊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저자는 당장 모두가 채식하자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극단적인 변화는 항상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하루에 한 끼라도, 아침 식사만이라도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해보자고 제안한다. 우리 다음에 이 행성에 살 아이들을 위하여, 그 아이들이 '그때 어디에서 뭘 했나요?' 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노력을 해보자고.
나도 하루에 최소 한 끼 정도는 채식을 해봐야겠다. 나는 육류와 유제품을 크게 좋아하지 않아서 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면 치킨과 계란이 문제다. 퇴근 후에 자꾸 생각나는 치킨, 그리고 계란 요리들. 정확히 말하면 볶음밥이나 볶음누들 같은 것에 꼭 넣어 먹는 계란. 그래도 하루에 한 끼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노력이고 나의 이런 노력을 널리널리 퍼뜨려야지. '알기만 하는 것과 진짜 하는 것은 다르니까'.
( + <채소 마스터 클래스>라는 책을 빌려 놓았다.)
이 책은 코로나 전에 쓰였다. 우리는 코로나 때 모두가 눈으로 직접 봤다. 인간이 활동하지 않는 자연이 얼마나 깨끗하고 평화로웠는지. 하늘은 깨끗했고 미세먼지는 없었다. 강에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생물들이 돌아왔다.
저자는 책 후반부에 고백한다. 본인도 아직 유제품을 끊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고. 순간, 본인도 지키지 못하는 약속을 독자에게 하라고 하는 것인가 하며 회의적인 기분이 잠깐 들었지만, 본인이 아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자신도 노력하고 있지만 100% 실천하기는 힘들다고, 취약함을 알리고, 이렇게 힘든 일이지만 우리 다같이 해보자고 설득하는 것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하루 한 끼 채식하기.
이건 내가 하고 있는 환경 보호 노력들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일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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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들
p23
마치 우리 행성의 파괴가 남의 일이라는 듯 굴면서 '환경' 위기를 피부로 느낄 때까지 손을 놓고 있다면, 모두가 매달려도 더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날이 오고야 말 것이다.
p00
중요하다고 여겨지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은 다른 행동으로는 태양전지판 설치, 대중교통 이용, 에너지 절약, 지역 특산물 먹기, 비료 만들기, 찬물로 옷 빨고 자연 건조하기, 포장 줄이기, 유기농 음식 사기, 하이브리드 차로 바꾸기 등이 있다. 이런 노력을 하는 사람들, 다시 말해 이런 노력들만 하는 사람들은 주먹을 날리고 싶은 대상에 '주먹'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p93
미래 세대는 틀림없이 그날을 돌이켜보고 우리가 어디에 있었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 우리의 이기심은 어디에 있었나? 위기로 인해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렸는가? 도대체 왜 우리는 우리의 자살과 미래 세대의 희생을 선택했는가?
+ 책을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책 표지에 정신을 못 차리겠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우리가 날씨다> 역시 주제도 흥미롭지만 표지가 너무 예쁘다.
+ 이 책을 읽으면서 <디컨슈머>가 자꾸 겹쳐 읽혔다. 인간의 무분별한 소비로 지구가 망해간다고. <우리가 날씨다>가 동물성 식품 소비를 줄이자고 주장한다면, <디컨슈머>는 소비를 잠깐 멈추자고 주장했다. 둘다 과도하게 풍요로운 지금의 지구인들의 삶을 경계하자고, 다시 우리의 삶을 돌아보자고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이 책을 계기로 나도 다시 내 소비 생활과 내 식생활을 돌아본다. 이렇게 내 생각과 생활에 영향을 주는 책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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