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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레퓨테이션 : 명예, 새라 본 장편소설 - 넷플릭스 제작 확정

by 민히 2023. 11. 19.

 

레퓨테이션 : 명예

새라 본

 

 

 넷플릭스 제작 확정

 식스턴 올드 피큘리어 2023 올해의 범죄소설상 노미네이트

 

 

 

 

이 책은 출판사 창비의 가제본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기 시작했다. 명예를 놓고 벌어지는 일들이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문제는 가제본 서평단을 해보는 게 처음이라 결말이 없는 책이라는 것을 모르고 읽기 시작했다는 것 ㅋㅋㅋ 이야기의 일부분, 그러니까 1권만 제공되는지 몰라서 이야기가 한창 흥미진진해지는 순간 1권이 끝나버렸다! 책을 받아 주말에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다 읽어버렸는데, 그 정도로 흡입력이 뛰어나고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스토리였다.

 

이 책은 한 사람이 여자이고 유명인이면 어떤 공포에 놓일 수 있나, 어떻게 명예를 잃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주인공 엠마는 영국 여성 하원의원이다. 자신감과 열정이 넘치고 '여성' 하원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리벤지 포르노, 가정폭력 같은 이슈의 법안 개정을 위해 노력한다. 전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였으며 플로라라는 청소년 딸을 키우고 있다. 엠마를 지지하는 않는 사람들로부터 협박과 미행을 당하는 엠마와 그런 사실을 아는 딸 플로라의 삶은 이때부터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딸 플로라가 리벤지 포르노의 가해자가 되면서 모녀의 삶은 대책없이 꼬여버리고 만다.

 

엠마가 하는 선택들의 이유를 따라가며 읽었다. ‘그렇다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모든 건 시작.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보다는 일이 커지는 게 싫다는 이유로 혼자서만 해결하려 하는데, 소설의 스토리도 재밌지만 나는 이 소설이 여성이 느끼는 공포에 대한 이야기로 읽혔다. 


미행의 공포

엠마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자들에게 댓글 공격을 당하고 실제로 미행도 당한다. 누군가 나를 지켜본다는 공포. 누군가 뒤에서 나를 따라온다는 공포를 느끼며 어두운 길을 따라 집을 돌아가는 길이 너무나 생생히 묘사되어 있어 읽는 내내 긴장이 됐다.

 

인터넷의 공포

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에 인터넷에서 타인에게 한없이 잔인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말들도 악플을 남기는데, 엠마 역시 이런 잔인한 악플 공격에 상처 입고 일상을 이어나가기 힘들 정도로 예민해진다.

 

여성을 미행하는 일, 인터넷의 악플 같은 것들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묘사되어 읽는 내내 더 공포스러웠다. 유능한 여성이 느끼는 무력함, 가질 필요가 없는 죄책감 같은 것들이 너무나 잘 느껴져서 답답하기도 했다.

 

 

+ 엠마가 BBC뉴스에 나와 인터뷰를 하는 순간, 엠마의 전남편 데이비드는 아내를 잃었음을 직감하고 딸의 음악 선생님과 바람을 핀다. 왜? 성공한 아내, 잘 나가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아내를 잃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이비드가 이해가 안됐다. 남편의 성공이 가정 해체의 원인이 될 수 없듯이, 아내의 성공 역시 가정 해체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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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들

 

p77

인터넷이 우리 삶을 얼마나 지배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사건이에요. 단순히 파괴적일 뿐 아니라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p163

다만 그 댓글이, 내가 영원히 감시 속에 살아갈 거라는 현실을 상기시켜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다.

 

p189

이렇게 작아지는 기분이 싫었다. 늘 감시와 미행을 당하는 것 같아 바짝 경계하며 무서워하는 것이.

 

 

 



* 창피 도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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