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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세미콜론 띵 시리즈 - 이다혜, 조식 :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

by 민히 2023. 11. 19.

 

 

아침은 특별하다. 아침을 챙겨 먹는다는 것과 아침을 함께 하는 관계, 이런 것들을 다 특별하다.

 

나는 아침을 챙겨먹지는 않는다. 가끔 남편이 삶은 달걀을 챙겨줘서 출근을 해서 사무실 책상에서 먹거나 두유나 라떼 같은 음료로 떼우기도 한다. 주말에도 아침은 냉동실에 얼려 놓은 주중에 먹다 남은 음식을 데워먹거나, 빵이나 커피로 간단하게 먹는다. 아니면 라면처럼 빨리 만들 수 있지만 맛도 좋고 건강에도 더 좋은 알리오올리오파스타를 먹거나. 아침을 최대한 간단하게 먹는 이유는 아침을 제대로 요리해서 먹으면 오전 시간이 다 지나가 버릴 것만 같기 때문인데, 이 책을 읽고 조금 마음이 바뀌었다. 아침을 잘 챙겨먹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멋진 사람이다, 여유로운 사람이다! 라고.

 

아침 식사가 진짜 중요해지는 건 여행을 갔을 때다. 생전 아침을 챙겨 먹지 않는 사람들이 여행지에 가면 꼭 호텔 조식을 잘 챙겨 먹는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엄마 아빠도 여행을 갈 때면 다른 비용을 줄이더라도 조식이 잘 나오는 좋은 호텔로 가자고 하는 걸 보고 얼마나 웃겼는지. 저자는 가장 맛있었던 호텔 조식으로는 홍콩의 페닌술라 호텔과 서울의 웨스틴 조선 호텔을 꼽았는데 가장 어렵다는 기본을 지켜서 만족스러운 맛을 낸다고. 나는 저자처럼 세계의 많은 호텔을 돌아다녀 보지는 못했지만, 나에게 지금 기억에 가장 남는 조식은 최근에 갔던 강원도 정선 파크로쉬의 아침밥이었다. 조식에 비빔밥이 나오는데 나는 그렇게 많은 비빔밥 토핑과 양념장은 처음 봤다. 정선에서 난 지역 재료들로 만들어져 싱싱하고 건강한 맛이었다. 조식을 무려 2시간이나 넘게 먹었었지.

 

아무튼 이 책은 아침밥을 먹는다는 행위, 아침밥을 차려주는 사람, 아침밥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 그러니까 한 번도 깊게 생각해본 적 없는 '아침밥'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든 책이었다.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 그 이상인데, 아침밥은 모두가 거르기 쉬워서 오히려 더 특별해지는 것 같다.

 

음식에는 항상 이야기가 함께 따라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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