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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365 days to go, 읽고 쓰기

333 days to go, 급할수록 천천히

by 민히 2023. 2. 2.

333 days to go

오늘의 책 : 걷기의 말들

 

 
걷기의 말들
자타공인 ‘걷기 도사’, 걷기 시작하며 인생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하는 마녀체력의 걷기 예찬서. 생각해 보면 걷기는 인간의 모든 의미 있는 행위를 상징하는 메타포다. 길을 가다, 나이를 먹다, 경력을 쌓다, 인생을 살다, 일어나다, 계속하다, 경험하다, 시도하다와 같은 단어들이 모두 ‘걷다’란 말로 환언된다. 그런 만큼 마녀체력은 이 책 『걷기의 말들』에서 그간 걸어 온 수많은 길을 소환한다. 두 발로 걸어 다닌 집 앞 산책길과 전 세계 도보 여행지부터 30년 넘게 서로의 곁을 지켜 준 반려인과 함께 걸은 인생이라는 길. 엄마로서 아이에게 열어 보여 준 길과 딸로서 보고 배운 두 어머니의 한결 같은 삶. 책 만드는 편집자로 27년을 일하며 경험한 다채로운 지적 여정과 책 쓰는 작가로 살며 거닌 전국 책방 탐방길. 탄탄한 평지뿐 아니라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 타며 길 위에서 보고 느낀 모든 것을 담아냈다.
저자
마녀체력
출판
유유
출판일
2022.02.24

 

 

오늘은 여러가지 일들로 마음이 급했다. 희한하게도 할 일이 많아지니까 에너지가 생겼다. 할 수 있다, 충분히 하나씩 해나갈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에너지가 솟았다. 그러고 퇴근길 책을 펼치니까 이 문장이 나왔다.

 

 

느릿느릿 갈수록

더욱 빨리 갈 수 있으며,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더욱 천천히 갈 뿐이라는 것은

하얀색 구역의 비밀이었다.

<모모, 미하엘 엔데>

 

 

P75

가지 않은 길은 늘 아쉬운 법이다. 일상의 안온함보다 그 아쉬움이 더 큰 사람은, 훗날 다시 갈림길에 서서 가지 않은 길을 택하기도 한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한다. 마흔 넘어 몸을 움직이게 된 것, 쉰 넘어 남들 앞에 서서 말하는 사람으로 사는 것. 어쩌면 그렇게, 가지 않은 길을 멀리 둘러 가는 셈은 아닌지.

 

내가 찍은 점들이 결국 어디로 이어져 어떤 선이 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하나하나 만들어 간다는 것이 인생의 설렘인 것 같다. 소노 아야코의 <약간의 거리를 둔다>를 보면, 시험에 떨어졌거나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낙담하지 말라고 한다. 떨어지길 잘했다고 말하는 날이 올 거라고 한다. 그러니까, 지금의 상황이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먼훗날 지나고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놓인 시간은 내가 하나 하나 만들어 가는 것이다. 

* 요즘 내 블로그와 일기장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바로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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