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타 젠지는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로 알게 된 일본의 당뇨 전문 의사다.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하고 싶어서 식단 관리에 대해 찾아보다가 알게 된 책이었다. <당신도 느리게 나이들 수 있습니다>에 이어 건강하게 나이들기 위한 방법으로 '식단 관리'가 중요한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은 방법인지 알 수 있는 책이다. 책 내용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당질을 줄여서 혈당을 잡으면 살도 빠지고 노화도 느리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얼마전 건강검진 결과에 공복혈당 수치가 99이 나와서 경악했다. 100이 넘으면 문제 있는 거라고 하는데 젊은 내가 벌써 99이라니. 이젠 젊다는 이유로 막 먹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이라도 젊을 때부터 몸 관리를 해야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당질, 지질, 단백질. 이 세가지가 3대 영양소인데 이 중에서 당질을 줄여야 한다는 게 이 책의 골자다. 흔히 칼로리를 제한한다거나 기름진 지질(지방)을 줄여야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데, 당질이야말로 혈당을 높이고 살 찌게 만드는 주범이었다. 고등학교 가정 시간에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이 세 가지가 3대 영양소이고 이것을 모두 골고루 먹어야 하는 거라고 배웠는데, 지식도 업데이트 해줘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쌀밥, 밀가루로 만든 빵, 면, 온갖 단 것들, 음료수, 심지어 과일까지 모두 당이 잔뜩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음식들은 멀리 해야한다. 문제는 이것들이 대부분 우리의 주식이기 때문에 안 먹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당질 섭취량을 줄이고, 채소나 단백질과 함께 먹거나 지질과 함께 먹으면 혈당을 서서히 올리기 때문에 몸에 덜 해롭다. 이왕이면 덜 정제된 곡물을 먹고 특히 액체된 당질(과일쥬스 같은 것)은 몸에 흡수가 빨리 되므로 되도록 먹으면 안된다. 당질을 제한하는 식사에서는 단백질, 지질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서 다른 식단 관리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본격적으로 식단 관리를 한지 10일 정도 됐다. 사실 책에서 말하는대로 다 따르면 좋겠지만, 외식을 하거나 다른 사람과 식사를 함께 할 때는 모든 걸 완벽하게 지키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반드시 지키고자 했던 원칙은, 1) 무조건 채소를 곁들이기, 2) 한 끼에 당질을 많이 먹었으면 그 다음끼는 자제하기, 이 두 가지였다. 식사 메뉴를 고를 때는 단백질(고기, 생선, 두부 등) 위주로 골랐고 꼭 채소를 함께 곁들여 먹었다. 음식을 먹는 순서도 채소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으로 먹었다. 집에서 밥을 먹을 때는 채소를 뭘 먹어야 하나 고민이 많았지만(샐러드를 여러 종류 만들기가 귀찮았다), 양배추에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뿌려 먹거나, 양배추를 볶아 먹으니 간단하고 좋았다. 별 힘 들이지 않고도 1kg가 빠졌고 앞으로의 변화가 더 기대된다. 이렇게 식단 관리를 하기 시작하니 운동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몸도 부지런히 움직이게 된다. 한 끼에 당질을 조금 많이 먹었다고 좌절할 것도 없다. 몸은 하루 단위가 아니라 2~3일 단위로 작동한다고 하고, 오늘 당질 섭취를 많이 했으면 오늘 더 많이 움직이고 내일 당질을 좀 덜 먹으면 되는 것이다.
다이어트와 건강 관리에 도움이 많이 된 실용서였다. 이렇게 정보 제공만 목적으로 하는 책은 대학교 수업 교재 이후로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큰 동기부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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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관리가 어렵지 않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책.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면요리는 줄여야 하지만 토마토, 양배추, 양파, 두부, 고기로 든든하게 먹어도 다이어트가 된다는 것에 다이어트 별 거 아니네 싶다. 채소 듬뿍, 품질 좋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도 듬뿍, 천연 식초도 듬뿍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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