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시절 2~3시간마다 밤에 수유를 하는 것보다 힘든 게 바로 신생아 용쓰기를 지켜보는 일이었다. 밤 수유를 끝내고 침대에 눕혀놓으면 끙끙 소리를 내는데 어디가 불편한 것은 아닌지, 저렇게 끙끙거리는데 자는 게 맞는지 걱정이 됐다. 어쩔 때는 트림이 제대로 안됐는지 끙끙거릴 때 안아 올리면 트림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 아이가 그냥 끙끙거리는건지 트림이 안된건지, 아기를 들었다 눕혔다 들었다 눕혔다 그러다보면 잠 잘 수 있는 귀중한 1시간이 흘러가버리고.. 해가 뜨고... 난 해가 뜨면 잠을 못 자고... 악순환. 신기하게도 안고 있는 동안에는 용쓰기를 안 해서 안아서 재울 때도 있었다.
그리고... 진짜 문제는 그 끙끙거리는 소리에 내가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기 생후 2주부터 4주까지는 내가 아기랑 같은 방에서 잤다. 아기는 아기 침대에, 나는 그 옆에 싱글침대에. 그 당시 남편은 아직 육아휴직 전이라 출근해야하는 남편이라도 푹 자고 내가 새벽수유를 도맡아 할 때였다. 오전 9시가 되면 산후도우미 이모님이 오실 때라 난 그때부터 낮잠을 잘 수 있으니...!
아기 용쓰기 소리에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을 때면 거실 소파에 나가서 자기도 하고 결국 부부 침실에 들어가서 자기 시작했다. 생후 1개월부터는 남편이 아기방에 자면서 새벽 수유를 도맡아 했다. 아기 끙끙거리는 소리에 제대로 못 잤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 시끄럽긴 했는데 그냥 잤어.
그 소리에 어떻게 쭉 잘 수 있지? ㅋㅋㅋ 그런데 그렇게 아기 옆에 자기를 한 달 하더니 남편도 새벽에 아기가 엄청 시끄럽다며 더이상은 이렇게 못 자겠다고 우리 부부 침대에 와서 자기 시작했다 ㅋㅋㅋ 끙끙대는 소리, 발을 들었다가 철퍼덕 놓는 소리 등. 이렇게 우리 아기는 분리수면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부부 침실에, 아기는 아기방에. 아기가 어려서 이렇게 일찍 분리수면을 할 계획은 아니었는데 잠을 못 자는 날이 반복되다보니까 결국 홈캠 설치하고 일찍 분리수면을 하게 됐다.
분리수면 덕분인지 시간이 꽤 흐른 후 우리 아기는 통잠을 잘 자는 아기가 되었고 우리 부부도 통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2개월쯤부터 아기 용쓰기도 아예 없어졌다. 아기의 대부분 문제가 그렇듯 신생아 용쓰기도 시간이 지나서 해결됐다. 이제 용쓰기도 안 하고 잘 자는 아기를 보니 진짜 많이 컸구나 싶다. 아기의 시계는 빠르게 간다.
'🍼BABY >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낮잠 변환기? : 수유횟수 줄고 수유텀 늘어남 (0) | 2024.11.18 |
---|---|
아기 낮잠시간 활용하기 (3) | 2024.11.17 |
[육아책] 베이비 위스퍼, 너무 많은 육아 정보 홍수 속에서 중심 잡기 (5) | 2024.11.15 |
2개월 아기 역류증상 개선 후기 : 중간트림 꼭 시켜주세요 ! (3) | 2024.11.14 |
잊을 수 없는 댓글 : 목 디스크 조심하세요 (4) | 2024.11.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