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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헤르만 헤세 -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by 민히 2023. 7. 20.
누구나 책의 세계로 들어가는 자기만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헤르만 헤세 Hermann Hesse 지음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카페에서 책 읽는 기쁨

 

인간이 자연에게서 거저 얻지 않고 스스로의 정신으로 만들어낸 수많은 세계 중 가장 위대한 것은 책이라는 세계다.

 

또 한 번 책에 대한 책.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에 대한 사랑을 담은 책이었다. 무가치한 독서를 하지 말라, 제대로 읽는다면 지금 읽는 것의 10분의 1만 읽어도 충분하다, 책은 웬만하면 사서 소장하면서 보라, 세계 고전문학에는 위대한 작품이 많다 등 독서에 관해 여러가지 조언을 하는 헤르만 헤세. 시간을 죽이기 위해 독서를 한다거나 그저 교양을 쌓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은 소용 없는 일이다. 책을 통해 기쁨과 위안을 얻고, 내 삶과 생활을 풍요롭게 해줄 무언가를 발견하고, 나 자신과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어나간다. 한 권의 책에는 하나의 세계가 있고 그래서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P14
인생은 짧고, 저 세상에 갔을 때 책을 몇 권이나 읽고 왔느냐고 묻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무가치한 독서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미련하고 안타까운 일 아니겠는가? 내가 여기서 말 하고 싶은 것은 책의 수준이 아니라 독서의 질이다. 삶의 한 걸음 한 호흡마다 그러하듯, 우리는 독서에서 무언가 기대하는 바가 있어야 마땅하다. 그리고 더 풍성한 힘을 얻고자 온 힘을 기울이고 의식적으로 자신을 재발견하기 위해 스스로를 버리고 몰두할 줄 알아야 한다. 한 권 한 권 책을 읽어나가면서 기쁨이나 위로 혹은 마음의 평안이나 힘을 얻지 못한다면, 문학사를 줄줄 꿰고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인가?

 

→ 독서는 단순히 고상하고 교양있는 일이 아니다. 독서는 삶과 경험에 ‘소용이 있어야 한다’. 사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나는 문학을 읽고 세상을 배우고 타인을 이해하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더 깊게 이해하고 싶다.


P135
2년 전에 환상처럼 문득 나타난 한 인물상을 끈질기게 붙들어 형상화하는 것.

(헤르만 헤세는 작품을 쓰는 데 2년 전에 문득 떠오른 인물을 2년이 지나고서도 그 인물을 붙들고 있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그런 것일까?)

P140
진정한 교양이란 육체의 힘을 기르고 기예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부자가 되거나 유명해지고 싶다거나 혹은 강해지겠다는 목표 때문이기보다는 생명력과 자신감을 고양시킴으로써, 그리고 즐겁고 행복한 생활과 건강하고 안전하다는 확신을 더욱 강화시켜 줌으로써 그 자체로 보상을 받는다.

P142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이 읽고 많이 아는 것이 아니다. 좋은 작품들을 자유롭게 택해 틈날 때마다 읽으면서 타인들이 생각하고 추구했던 그 깊고 밝은 세계를 감지하고 인류의 삶과 맥, 아니 그 총체와 더불어 활발하게 공명하는 관계를 맺는 일이 중요하다. 삶이 그저 최소한의 생리적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만은 아닐진대,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의미다. 독서로 정신을 '풀어놓기'보다는 오히려 집중해야 하며, 허탄한 삶에 마음을 빼앗기거나 거짓위로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독서는 우리 삶에 더 높고 풍부한 의미를 부여하는 데 일조할 수 있어야 한다.


 

 


삶의 기쁨과 내면의 가치를 키울 줄 아는 진지함

 

 

일상의 모든 일에서 그 일을 하는 목적을 명확히 의식하는 습관. 이거야말로 현재에 존재하는 것, 내 기분을 파악하는 일이네. 이게 교양의 기초라고. 교양이라는 게 대체 뭘까? 헤르만 헤세는 생명력과 자신감을 고취시키고 즐겁고 행복한 생활을 더 강화시켜 주는 것이라고 했다. 

 

 

뒤로 갈수록 사실 지루한 내용이 많았다. 그런 내용은 과감히 뛰어 넘어버리기. 예전 같았으면 책 한 권을 다 읽어야 그 책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는 강박증 같은 게 있었는데, 이제는 흥미롭지 않거나 지루한 부분은 넘겨버리는 대범함이 생겼다.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나에게 무가치한 독서,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독서가 아니면 해서 무엇하리? 😆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헤르만 헤세는 작가이기 이전에 근면한 독자이며, 욕심 많은 장서가이며, 뛰어난 서평가였다.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는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이러한 숨은 면모를 흥미롭게 보여주고, 헤세가 사랑한 불멸의 고전과 그의 폭넓은 문학관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책에 관한 에세이’다. 헤세는 어린 시절 마음을 끈 《로빈슨 크루소》와 1830년대에 나온 《천일야화》 번역본부터 〈바가바드기타〉 〈길가메시 서사시〉 〈논어〉와 〈도덕경〉까지 하나하나 열거하며 그를 만들어온 책의 세계를 아낌없이 공개한다. 또한 책을 고르고 읽는 방법부터 책장을 정리하는 자신만의 원칙, 1900년대 당시의 비평 트렌드와 독서 세태에 이르기까지 책에 얽힌 폭넓은 주제를 자유롭게 다룬다. 때로는 진중하게 때로는 위트 있고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모두 책에 대한 지극한 경외심과 존경심에서 발단한다. 책과 문학의 본질을 꿰뚫으며 치밀하고 힘 있는 언어로 풀어내는 그의 이야기에는 여전히 책이 필요한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저자
헤르만 헤세
출판
뜨인돌출판사
출판일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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