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8 days to go
오늘의 책 :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이나 언젠가 어디서 읽었던 문장, 누군가가 나에게 해줬던 이야기들, 혹은 다른 책에서 읽었던 이야기를 어떤 책에서 발견하면 뇌에 조명이 번뜩 켜지는 기분이다. 그만큼 반갑고 내 마음 속에 깊이 남게 된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를 읽을 때는 특히나 그런 대목이 많아서 아직 책의 반도 안 읽었는데 독서 인덱스가 벌써 잔뜩 붙었다!
김연수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 실린 단편소설 '진주의 미래'를 보면, 어떤 사고를 겪고 언론이나 타인이 판단하는 대로가 아니라 자기만의 방법대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싶어 방화를 저지르는 여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의미를 오늘에서야 깨닫는다. 그녀 역시 "그 일이 내 삶의 지배자가 아니라 내가 내 서사의 편집권을 가짐으로써 그 일을 다스릴 수 있게(p85,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마무리한 것이 아닐까.
나에게 일어난 일을 세상의 시선이 아니라 나만의 시선으로 '편집'해서 기억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사실 어려운 일이다. 그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글쓰기다. 나에게 일어난 일을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그 때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돌이켜보고 그렇게 나 자신을 마주하는 것. 그리고 그 일을 내 인생에서 어떤 의미로 남길 것인지, 어떻게 써먹을 것인지 결정하는 일까지.
내가 내 서사의 편집권을 가지는 것 =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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