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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 백영옥 에세이, 상처 받은 치유자

by 민히 2023. 9. 24.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백영옥



이 책은 "책 속의 문장을 약 대신 처방해주는 동네 약방"처럼 저자가 인상적으로 읽은 책을 3~5페이지 분량의 짧은 글들로 묶은 책이다. 이 글들에 순서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내킬 때마다 아무렇게나 책을 펼쳐서 읽고 싶은 글을 골라 읽었다. 
 
백영옥 작가님은 꿈을 이루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오랜 백수 생활을 하며 외로움과 절망을 수없이 겪고 또 이겨내 온 사람이라 그런지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글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얼마 전 '상처 받은 치유자(Wounded Healer)'라는 말을 배웠다. 상처를 받아 본 사람만이 타인을 제대로 치유할 수 있다는 말. 백영옥 작가님 에세이를 읽는 내내 이 단어가 떠올랐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야속한 시간, 무엇 떄문에 너는
쓸데없는 두려움을 자아내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중에서

 


p109~110
감정의 경직성은, 과거 언젠가는 내게 도움이 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직관적인 판단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습관 때문에 일어납니다.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행동하기 싫어서, 심리적 지름길을 찾아 과거에 행동했던 대로 패턴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만약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제 상상 속, 자신만의 규칙대로 행동하고 있는 게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p193
"회사는 적당히 좋아하면 되지 사랑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그녀가 퇴사를 결심한 건 마흔 살 때에요. 흥미로운 건 퇴사를 결심하는 순간 일이 더 재밌어졌다는 겁니다. 회사가 나를 착취하는 게 아니라 내가 회사를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을 바꾸자 마음이 여유로워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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