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황선우
목숨 걸지도 때려치우지도 않고,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기
당신에게는 이유 없이
거절할 자유도 있다.
건강한 어른의 생각을 깊이 있게 읽은 독서 경험이었다.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건강한 생각, 특히 일하는 여성으로서 더 높이 먼 곳을 보자는 격려, 자신의 삶을 돌보는 여유, 자신을 지키는 단단한 마음. 매 챕터마다 나도 이렇게 건강한 어른이 되고 싶다,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나에게는 아무 이유 없이 거절할 자유가 있다는 것, 거절 당하는 게 세상 일의 디폴트라고 생각하면 뭐든 좀 더 용기 있게 도전할 수 있다는 문장에 마음이 무척이나 홀가분해진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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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들
p27
행운은 많은 순간 사람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p30
칭찬하면 자학으로 응수하는 습관은 주변 사람들을 무척 피곤하게 만든다.
p36
변화가 거의 없는 농경사회에서 노인들을 살아 있는 빅데이터로 활용할 때는 늙음이 지혜와 동일시됐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 같은 전무후무한 혼란의 시대에 어떤 경험이나 노하우가 통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져보면 회의적이다. 오히려 살아온 세월이 길수록 관성에 젖은 대응을 하다가 망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p38
외부 권위나 평가에 기대기보다 스스로 동기부여하는 자발성, 환경이 완벽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일단 해보는 실행력, 실패해도 다시 시도하고 수정하는 유연함과 회복 탄력성. 한 방향을 보고 받아쓰는 식으로 학습하기보다 전후좌우를 살피며 서로 새로운 정보와 노멀을 '업데이트' 하는 방식이 이 시대에 어울리는 배움이 아닐까?
p40
"요즘 젊은 애들은 버릇이 없다." 이런 문구는 고대 수메르 문명 점토판에도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p43
기성 세대들이 90년대생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고 쩔쩔매는 데는 두려움이 깔려 있다. 내가 믿는 가치들이 이미 낡은 것이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 꼰대라고 비난당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 말이다.
p52~53
세상의 많은 일은 정해진 팩트와 데이터를 놓고 어떻게 해석하고 드러내는가 하는 프레이밍의 문제라는 걸 나는 알지 못했다.
구성원이 다수인 조직에서는 더더욱 '열심히 했으니까 알아주겠지' 하는 마음만으로 부족하다. 같은 성과를 가지고도 내 능력에 주목하게 만드는 프레임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p69
회사 이름을 대면 내가 설명되는 소속감, 여러 역핟를을 조율하는 팀워크의 즐거움, 규모가 큰 예산 운용이나 시장의 반응이 주는 재미, 규칙적인 월급의 달콤함 같은 것들은 이제 나와 멀어졌다.
p87
승낙받는 게 아니라 거절당하는 게 세상 일의 디폴트구나.
p114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p144
자신이 하는 일상의 행위들 속에 품위를 잃지 않는다. 몸에 밴 어떤 우아함이 조력자들을 끌어당긴다. 절망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았던 선배의 행동이 스스로에게 돌아왔다고 나는 믿는다.
p159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뭘까? 그 나라의 자연과 문화를 접하고 싶어서, 여행지에서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고 행동하는 나를 보려고, 혹은 그저 복잡한 일상을 잊고 즐기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렇게 잘 여행하고 돌아올 때 일상을 잘 사는 역량이 늘어 있기도 하다.
p203
나는 갈수록 취향보다는 행위가 그 사람에 대해
말해준다고 믿게 된더. 무엇을 좋아하는가보다는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가 말이다.
밥 먹고 하는 일이 무엇인가가 그 사람을 설명해준다는 정혜윤 작가님의 말이 생각났다.
예전에는 '회사=나'였다면 지금은 '회사=나라는 사람의 성취의 일부'인 것 같다. 나 역시도 회사는 나라는 거대한 세계의 일부일 뿐이며 내 인생의 성취를 위한 일부분일 뿐이다. 회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것보다 그 회사에서 내가 맡은 일, 회사에서 내가 더 많이 배우고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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