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 주식교실
이원복 그림, 조홍래 글
* 도서 지원, 김영사 서평단
이 책은 처음부터 순서대로 공부하듯이 보는 것도 좋고, 어느 정도 주식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은 궁금한 내용을 쏙쏙 골라서 읽어도 좋다. 나는 후자 방식대로 내가 궁금한 것부터 마구잡이로 읽었다. 책 왼쪽 페이지에는 <먼나라 이웃나라>로 유명한 이원복 선생님의 만화가, 오른쪽 페이지에는 주식전문가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의 글이 있다. 만화도 재미있고 줄글도 알기 쉽게 쓰여져 술술 읽히는 투자 입문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창이었던 2021년은 주식을 모르던 나와 내 주변 사람들까지도 주식을 사고 팔았던 때다. 매일 같이 주가가 올랐고 삼성전자 주식을 보고 9만 전자 10만 전자 같은 이야기도 나오던 때였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있었고 '누구는 주식으로 얼마를 벌었다더라!'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주가 상승기에 나만 돈을 못 벌고 있는 건 아니가 하는 생각에 누구나 주식을 '했던' 때다.
이런 물결에 휩쓸려 그 때는 나도 부와 경제에 관한 실용서까지 읽으면서 주식을 공부해보려고 했다. 남편은 투자의 고전서인 코스톨라니 책 세 권을 모두 읽었고 나는 <부의 인문학> 같은 책을 읽기도 했었다. 그때 읽었던 어떤 책에서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가 주식을 살 시기다, 어둠 속으로 묵묵히 걸어들어가는 자만이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다, 같은 말도 읽었던 게 떠오른다.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 있나?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러다 어느 순간 주가가 곤두박질 치면서 일상 생활에서 주식에 대한 이야기는 밀물처럼 싹 빠져버렸다. 내 일상에서도 주식은 싹 사라졌는데, 너도 나도 다 마구잡이로 주식을 '하는' 거품 낀 때가 아니라 오히려 지금처럼 '어둠 속을 걸어들어가야 할 때'가 주식에 대해 기본부터 다지기 좋은 때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는 적립식 투자가 맞겠구나 싶었다. 워런 버핏의 말처럼, 주식의 첫번째 목표는 돈을 잃지 않는 것, 두번째 목표는 첫번째 목표를 잃지 않는 것. 어쨌든 주식 투자에서는 잃지 않는 게 목표다.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위험이 낮은 투자 방법이 나 같은 기질의 사람에게 딱 맞는 투자법이다. '장기적으로 꾸준히 주식을 사면 주가의 등락은 상쇄되어 없어진다'라는 문장이 나를 사로잡았다.
재밌고 쉽게 주식 투자의 기본을 접할 수 있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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