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사랑 밖의 모든 말들, 김금희 산문집

by 민히 2022. 11. 1.
 
사랑 밖의 모든 말들
『너무 한낮의 연애』 『경애의 마음』 『오직 한 사람의 차지』로 큰 사랑을 받으며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김금희 소설가가 데뷔 11년 만에 첫 산문집을 펴낸다. 오랜 기다림 끝에 출간되는 김금희의 첫 산문집은 데뷔 직후 발표한 글부터 올봄 웹진 ‘주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글 중에서 총 마흔두 편을 뽑아 한 권으로 묶었다. 바다 내음이 나는 유년 시절에서부터 숨가쁜 오늘에 이르기까지, 때론 흘러갔고 때론 견뎌냈던 보통의 날들을 내밀한 목소리로 담아낸 이번 산문집은 그간 김금희의 소설을 사랑해온 독자에겐 작품의 시원을 모은 보물 상자가, 그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겐 무한히 펼쳐질 김금희 월드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은 2010년대에 그 누구보다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펼쳐온 작가가 한 시절을 마무르는 노작이자 다가온 2020년대를 예비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총 5부로 구성된 이번 산문집은 그간 소설가로서 선보여온 그의 작품세계와 그 궤를 함께한다. 작가 김금희를 대표하는 키워드 몇 가지를 꼽아보자면 아마도 ‘사랑과 연애’ ‘가족과 친구’ ‘사회와 노동’ 그리고 ‘마음의 풍경’이 아닐까. 1부 ‘언제나 귤이었다’에는 지금의 김금희를 빚고 만든 유년의 풍경과 가족의 이야기를, 2부 ‘소설 수업’에는 그를 작가로 발돋움하게 한 문학적 내력과 영감의 여정을 풀어냈다. 3부 ‘밤을 기록하는 밤’은 김금희의 특장인 사랑과 연애에 관한 내밀한 마음 보고서들을 담았고, 4부 ‘유미의 얼굴’에서는 사회문제와 노동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온 작가가 바라본 지금의 대한민국을 부드러운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그려냈다. 5부 ‘송년 산보’는 작가 자신의 내면의 풍경과 사색의 대상으로서의 풍경을 응시한 담백한 글을 모았다. 물론 어느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우리를 반기는 다정하고도 사려 깊은 문장은 이번에도 변함이 없다.

 

저자
김금희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20.04.23

 

사랑 밖의 모든 말들
김금희 산문

 

김금희 작가은 이미 유명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지만 나는 아직 그의 소설은 읽어보지 못했다. 산문집으로 처음 이 작가의 세계와 만나게 되었는데, 에세이의 문장들이 마치 소설 같았다. 소설을 읽는 기분이었다. 아름다우면서도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웠다. 그래서 이 책 전체가 하나의 소설 같았다.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쉬려고 하루 연차를 내고 미용실에 예약해둔 시간까지 애매하게 여유가 생겨, 근처 스벅에서 잠깐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래 문장을 읽고 그냥 눈물 주르륵😭

 

P58. 세상에 나온 그때부터 지금까지 할 수 있는 가장 간절한 기 해온 이모로 돌아가 어려운 일이 있으면 힘이 들어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이모가 되겠다고 적어 보냈다.

 

조카를 위해서 '지금까지 할 수 있는 가장 간절한 기도'를 해왔다니. 그런 조카를 보며 '힘이 들어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을 다독이다니.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의 크기가 이 한 문장으로 모조리 느껴져 눈물이 왈칵 쏟아졌던 것 같다. 부모님도, 연인도 아니다.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지켜 본 아이, 조카에 대한 사랑. 이 책은 이 한 문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