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How to Do Nothing
제니 오델
Jenny Odell
삶은 너무 바쁘다. 하루에도 여러 가지 역할의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잔뜩 쌓여있다. 항상 할 일이 있고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린 지 오래됐다. 5월에는 특히 더 바빠서 나 자신을 돌볼 마음의 여유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줄 여유도 없었다. 에리히 프롬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에서 경계해야 한다고 했던 '분주한 삶'! 바로 그 삶을 살고 있었다. 그냥 바쁘기만 하고 주도적이지 않은 삶.
이럴 때 만난 제니 오델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디지털 세계에서 벗어나서 실제 세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장소와 지금 이 순간에 관심을 기울이자고 말한다. 우리는 철저히 자본주의 논리로 돌아가는 디지털 세계에 관심과 시간과 돈을 뺏기곤 한다. SNS가 주는 자극적인 것에 중독되어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지금 이 순간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제니 오델은 "그저 인생을 경험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한다.
최근에 읽은 책들 중에 자본주의를 경계하고 내 삶을 되찾자는 내용이 많았다. J.B.매커넌의 <디컨슈머>는 소비를 부추기는 자본주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소비를 줄여서 지구를 지키자고 했고, 줄리아 캐머런의 <아티스트 웨이>에서는 하던 일을 멈추고 침묵의 소리를 들어보자고 했다. 지금 읽고 있는 아산병원 노년내과 의사가 쓴 <당신도 느리게 나이들 수 있습니다>에서도 SNS를 많이 하다보면 더 자극적인 것을 계속 찾게 되고 그게 바로 중독이라고 경고했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론은 완벽하다. 내가 읽은 수많은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동일하다. 죽음을 기억할 것. 삶의 목표는 살아 있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 한 사람의 목표는 인생을 경험하는 것. 감각을 더 누리고 지금 여기에 더 관심을 쏟는 것.
1) 디지털 세계에서 벗어나기
2) 실제 시공간에 연결되기
3) 자각하는 삶
p16
보물섬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1877년에 이미 바쁨을 '활력 부족의 증상'이라 정의하고 "바쁨은 관습적인 일을 할 때를 제외하면 삶을 거의 의식하지 않는 기운 없고 진부한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p19
우리가 있는 곳이 곧 자연임을 깨닫는다면 '자연으로 돌아가다'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증강현실이 (오히려) 휴대폰을 내려놓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지 않을까?
p34
관심의 패턴(내가 알아차리기로 선택한 것과 그러지 않기로 선택한 것)이 곧 자신에게 현실을 제시하는 방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딥리스닝
p43
"지금 무엇을 하든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가능한 모든 것을 듣는 것. 이렇게 주의를 기울여 듣는 대상에는 음악뿐 아니라 일상생활과 자연, 자기 생각의 소리도 포함된다."
줄리아 캐머런의 <아티스트 웨이>에서도 나의 소리를 듣는 것, 세상의 모든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 침묵까지도 듣는 법에 대해 말한다. 내가 읽은 책들이 이렇게 이어질 때 책에서 읽고 배운 것을 더 오래 기억하고 여기 저기 접목시킬 수 있다.
p63
아무것도 하지 않을 시간, 그저 귀 기울일 시간, 가장 깊은 감각으로 현재 우리의 모습과 시간, 장소를 기억할 시간 말이다.
p166
미디어와 광고가 우리 감정을 이용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미디어가 조종하는 알고리즘 버전의 자기 모습을 이해하며, 우리가 언제 죄책감과 위협을 느끼고 가스라이팅을 당하는지, 의지와 반성이 아닌 두려움과 불안에서 나온 반응을 보이는지를 알아야 한다. 사람들이 자기 관심의 통제권을 되찾고 모두 함께 그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시작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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