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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에르난 디아즈 <트러스트> / 월스트리트 이야기 / 퓰리처상 수상작

by 민히 2023. 6. 13.

 

트러스트 TURST

에르난 디아스 Hernan Diaz

 


 

 
트러스트
첫 작품 『먼 곳에서』(2017)가 퓰리처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단숨에 미국 문단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젊은 거장 에르난 디아스. 그가 두번째 장편소설 『트러스트』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2022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작품은 연말 각종 언론 매체가 선정하는 올해의 책 리스트에 거의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타임〉에서 올해의 책 top 10으로 선정된 것을 포함해 〈뉴요커〉 〈보스턴 글로브〉 〈가디언〉 〈보그〉, NPR 등 서른 개가 훌쩍 넘는 매체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올해의 책으로 뽑힌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커커스상을 수상하고 부커상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과 작가의 탁월함을 입증했다. 1920년대 월 스트리트를 주요 배경으로 한 『트러스트』는 금융계에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두며 어마어마한 부를 쌓은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 부부에 대해 네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나가면서 경제, 금융, 돈, 권력, 계급 등 오늘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다룬다. 소설의 제목 ‘트러스트(Trust)’는 신뢰, 신탁, 위탁, 기업합동 등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는 단어로, 같은 인물에 대한 여러 이야기 중 어느 이야기가 신뢰할 만한지, 어느 서술을 믿을 것인지 등의 질문을 담은 중의적 의미로 쓰였다. ‘트러스트’라는 제목이 신뢰와 믿음이라는 가치뿐 아니라 기업합동이라는 경제적 개념을 의미하듯, 이 소설 또한 여러 영역의 ‘트러스트’를 모두 탐구한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텍스트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어떤 내러티브를 믿을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의 결혼생활을 통해 부부 사이의 신뢰를 이야기하며, 인간사 전체에서 신뢰와 배신이라는 것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들여다본다. 그러는 한편으로 작가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전능함을 가졌지만 동시에 비실재적이고 허구적인 존재로서의 ‘돈’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철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20세기 초 주식시장과 금융계를 사실적으로 그리며 월 스트리트로 대변되는 금융자본의 특성과 그 추상적인 구조를 파헤치고, 부와 권력이라는 신화의 허상을 우리 앞에 낱낱이 드러낸다. 그리고 자본주의, 금융, 권력, 계급과 같은, 시대를 초월해 현재에도 여전히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들을 이야기한다.
저자
에르난 디아스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23.02.24

 

2023 퓰리처상 수상작

 

 

에르난 디아스가 이 소설에서 하고 싶었던 말은 한 가지 사건에도 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 그 중에서 역사는 가장 강한 자의 이야기로 쓰여진다는 것이 아닐까?

 

1920년대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를 배경으로 그려진 이 소설은 4명의 인물의 네 가지 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1. 소설 속의 소설가 해럴드 배너가 쓴 <채권>

2. 앤드루 베벨의 회고록

3. 대필작가 아이다 파르텐자의 이야기

4. 밀드레드 베벨의 이야기

 

 

네 번째 챕터까지 다 읽으면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 밀드레드의 이야기까지 다 읽고 진실을 알게 되면, 앞선 챕터에서 이야기하는 목소리의 주인들이 얼마나 자기 중심적으로 이야기를 왜곡했는지, 왜 그랬는지 깨닫게 된다. 

 

 

 

 

번역가의 마지막 이 말이 에르난 디아즈가 <트러스트>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관통한다.

어떤 텍스트를 읽을 때마다,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당신의 머릿속에 작성되는 텍스트는 무엇인지?

 

어떤 이야기를 접하더라도 그 이야기에 속해 있는 사람만큼의 다양한 이야기 버전이 있다는 것, 그 안에서 진실을 간파할 줄 아는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 이런 것들이 내가 이 책에서 느낀 것들이다.

 

 

월스트리트에서 주식 시장, 주식 거래, 공매도 같은 금융 세계를 다루다 보니 미드 <빌리언즈>가 연상된 소설이었다. HBO 제작 드라마라도 만들어진다는 데 어떻게 구현되고 어떤 배우가 연기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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