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심지어 우리 자신조차도!"
OH WILLIAM!
오, 윌리엄!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Elizabeth Strout
우리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화자인 루시, 그리고 그녀의 전남편인 윌리엄, 윌리엄의 엄마 캐서린의 이야기를 통해 말한다.
하나, 우리는 타인의 경험을 결코 모른다.
둘, 사람은 자신의 뿌리, 출신,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오, 윌리엄!>은 바로 이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소설은 사람은 자신의 뿌리, 가정환경, 출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줄기차게 말한다. 하지만 자신의 노력, 그리고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다르게 살 수 있다. 캐서린도 그랬고 루시도 그랬다. 루시에게는 윌리엄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다.
루시는 윌리엄이 자신의 집이었다고 말한다. 나 역시도 이 느낌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안다.
루시는 불우한 어린 시절로부터 벗어난다. 그리고 삶을 다시 시작한다. 누구도 자신의 출신으로부터 100%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자신을 위해,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용기와 노력은 위대하다.
루시와 윌리엄은 이혼하고도 계속 우정 같은 관계를 이어나가는데 서로의 유년시절을 완전히 이해하고 보호해주는 모습에서 이런 게 부부인 걸까 싶게 만들었다. 서로의 치부를 알고 온전히 이해해주는 모습. 비록 이혼한 관계이지만. 영화 <조 블랙의 사랑>에 보면, 너의 비밀을 완전히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비밀을 다 보여줬는데도 사랑한다는 것, 그런 사랑의 위대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딱 그 장면이 떠올랐다. 나도 남편과 이런 관계를 평생 이어나가고 싶다.
여운이 길게 남는 소설이었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작품은 처음이었는데 여운이 무척 길게 남았다. 책을 덮고 며칠이 지나고 곱씹어 볼수록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그런 류의 이야기였다. 특히 결혼하고 읽어서 부부란 얼마나 대단한 관계인지 더 깊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아마 내가 미혼이었다면, 인생의 동반자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루시와 윌리엄, 루시와 데이비드의 관계가 와닿지는 않았을 것이다.
- 저자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출판
- 문학동네
- 출판일
-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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