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인생그림책
하이케 팔러/ 발레리오 비달리
사계절
자기 전에 조금씩 아껴서 읽은 그림책.
따뜻한 문구와 그림에 끌려서 샀다.
살면서 무엇을 배웠을까?
※ 주의! 책 결말 포함
책은 '살면서 무엇을 배웠을까?'에 대한 대답들이다. 작가는 조카가 태어나는 것을 보고 이 그림책을 기획했다. 그리고 전세계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 하면서 얻은 답들이다. 인터뷰이들의 답을 그대로 쓴 것도 있고, 바꿔서 쓴 것도 있다고 한다. 어쨌든 나이별로 살면서 무엇을 배웠나에 대한 이야기들인데, 문장 하나하나가 책장을 넘길 수 없게 만든다. 삶의 통찰력이 담긴 문장들이라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그게 이 책이 가진 힘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사는 동안 뭔가 다른 일을 해봤더라면 싶은 게 있니?"
이 질문 앞에서 숙연해졌다. 70대, 80대가 되어서야 해보지 못해 아쉬운 일들일 생기면 어쩌지. 답은 결국 하나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들을 다양하게, 깊게 경험해보는 것.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지금을 충실히 사는 것.
"아이를 가졌니?"
아이가 있는 삶과 없는 삶.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아이를 가지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아이가 있다는 것은 겪어보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삶인데, 지금이 너무 좋아서 아이에 대한 생각 자체를 안하게 된다. 아이가 있는 삶은 두렵기도 해서 생각 자체를 피하게 된다.
"누군가와 이토록 가까운 적은 없었을 거야."
맞다. 20대에 연애를 하면서 누군가와 이렇게까지 가까울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기뻤다. 내가 한 명 더 생긴 기분. 결혼을 한 지금은 누군가와 이토록 가까워서 좋다. 세상에 내가 하나 더 있는 느낌이고 든든하다. 이게 안정감이라는 걸까? 결혼을 하고 자신감이 더 생긴 것도 어쩌면 이토록 가까운 사람이 있어서가 아닐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법도 배웠고."
한 해 한 해 살면서 진짜 많은 걸 배운다. 작년의 나와 지금의 나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다르다. 그리고 갈수록 혼자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을 더 깨닫는다. 나는 원래 본투비 집순이라 혼자 시간 보내기 전문가다. 점점 달라지는 건 혼자 보내는 시간의 농도가 짙어졌고, 혼자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기에 감사하며 시간을 누린다. 회사를 다니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이 더 소중한 걸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시간이 많았었지.)
"지금 그대로의 네 모습을 좋아하니?"
나는 20대 초반이 되어서야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책 <콰이어트>와 대학생활, 내가 좋아하는 지인들 덕분에 내가 누군지 받아들일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기본적으로 나는 지금 이대로의 내 모습을 좋아한다. 이런 마음가짐이 내면 깊이 자신감으로 뿌리내리는 것 같다. 자신감아, 무럭무럭 자라라. 사실 돌이켜보면 20대 전체가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애썼던 시간이었다. 자신감을 키워야지, 하고 작정했던 것은 아니고 내가 성장하기 위해 했던 다짐, 노력, 행동, 경험들이 결국은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
"살면서 무엇을 배웠을까?"
살면서 많은 것을 배우지만, 이 그림책처럼 한 문장으로 나열하기는 쉽지 않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과 할 수 없는 일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모든 순간에 대한 책임은 나한테 있다는 것도 배웠고,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도 배웠다. 주말이 행복한 이유는 평일에 일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배웠고, 세상에는 행복이 넘쳐나는 데 그 행복은 나에게 달렸다는 것도 배웠다. 스트레스 받을 때는 감사한 일을 떠올리면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것도 배웠다. 부모님은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한 분들이라는 것도 배웠다. 배운 게 진짜 많아서 끝이 없다. 이 모든 걸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을까? 살면서 무엇을 배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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