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지난주 기록.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뭐라도 남겨보려고 사진을 쭉 정리해봤더니, 은근 뭘 많이 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서 이렇게 기록이라도 해놔야 내가 즐겁게 행복하게 살았던 순간들을 저장해둘 수 있다. 날 위해 남기는 기록. 시간 순서, 맥락 다 무시하고 그냥 나열.
책발전소 위례
'책발전소'라는 이름이 참 좋은 북카페. 원래는 광교점을 가려고 했는데 집에서 1시간 넘게 걸려서 가까운 위례점으로 다녀왔다. 도서관 같이 조용한 분위기였지만 삭막하지는 않고 따뜻한 분위기였다. 남편이 진짜 좋아했다. 자기가 딱 찾던 곳이라며. 조용하게 내 할 일을 할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문구도 많이 팔고, 주변은 책으로 둘러 쌓여있고, 무려 주차 3시간 공짜. 서울에 이렇게 좋은 카페에 주차 3시간이면 엄청나다. 주차장에 자리도 많음. 우리 커플의 아지트가 될 것 같다.
쿠에른에서 처음 신발을 사봤는데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PRAGUE 부츠를 샀는데 너무 편하다.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폴짝! 가격 대비 만족도 최상.
필라테스 끝나고 여유롭게 스벅에서 커피 한잔 하는데 모나미랑 콜라보한 수성펜 세트가 있었다! 하나 남아 있길래 고민도 안하고 냉큼 결제했다. 필통도 너무 귀엽고 안에 수성펜도 너무 좋다. 이거 하나로 행복해진 하루. 아껴만 두지말고 잘 써야지.
페퍼톤스 연말공연, TRAVELERS
2년만에 한 페퍼톤스 연말 공연. 'TRAVELERS' 여행자라는 주제 아래 비행기에 탑승한 컨셉으로 ㅋㅋㅋㅋ 끝까지 공연이 진행됐다. 오랜만에 라이브 들으니 좋다. 중간에 멍해지는 순간엔 멍 때렸다 ㅋㅋㅋ 일어나고 싶었지만 함성, 기립이 안되기에... 그냥 라이브 듣는 것만으로도 만족.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에 7천명씩 나오고 유희열도 코로나 확진됐다는 소식을 듣고 공연을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기도 했지만, 공연장 안은 그 어디보다 안전했다. 아티스트 외에는 아무도 말도 안하고 마스크를 다 쓰고 있으니, 사실상 식당보다 안전한 셈이다.
신재평 기타줄 끊어지고, 이장원은 가사를 까먹고 ㅋㅋㅋ 대환장파티였지만 그래서 더 특별했던 공연이었다. 2년만의 공연. HAPPY.
영화 Wild, 그렇지만 책이 더 좋아
길모어걸스 한 해의 스케치(A year in the life)를 보면 로렐라이가 삶의 의미를 찾아 PCT(Pacific Crest Trail)로 떠난다. 책이자 영화로 제작된 와일드(Wild)에서 영감을 받아서 떠난다. PCT 하이킹을 시작하기 직전, 모인 사람들끼리 "Book or movie?"라고 물으며 책 파와 영화 파가 나뉜다. 난 2년 전에 책을 보고 지난 주말 영화를 봤는데, 나는 완전 책 파.
디즈니플러스에서 뭐 볼까 보다가 영화 와일드가 있길래 바로 틀었다. 책을 읽고 무척 인상적이어서 영화로도 보고 싶었는데 너무 기대한 탓인지 책의 방대한 내용과 감정을 영화가 다 담지 못해 아쉬웠다.
그래도 영화를 보면서 책 와일드의 내용을 다시 떠올리게 됐는데, 책을 읽은지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또 영화를 본 뒤에야 이 이야기(실화)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와닿았다. 주인공 셰릴이 엄마의 죽음에 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놓았는지, 그녀의 인생에서 엄마란 어떤 존재였는지, 그래서 왜 PCT를 걸었어야 했는지.
배는 자주 고픈데 딱히 먹고 싶은 게 생각나지 않는 요즘. 열심히 집밥을 해먹는다. 간단하더라도 이렇게 해먹으면 속도 편하고 별 것 아니지만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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