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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102

식탁과 화해하기 - 루비 탄도 식탁과 화해하기 루비 탄도 식욕과 건강이 꼭 원수처럼 지내지 않아도 된다. 먹는 것은 즐거워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음식에 대한 책이라 행복하게 읽었다. 음식은 영양분 섭취 그 이상이다. 음식을 먹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즐겨야한다. 감사해야 할 일이다. 세상에는 즐겁게 먹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식사의 본질은 영양 공급과 동시에 즐거움이어야 한다. 진짜 허기와 가짜 허기를 구별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는다는 행위 그 자체를 즐길 줄 알아야한다. 카페 온화에서 햇살 받으면서 수플레 팬케이크 하나 혼자 다 먹으면서 느긋한 기분으로 읽는 음식에 관한 책 먹는다는 것은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룸메이트에게 테이크아웃 해서 먹자고 문자를 보내는 것에서부터, 요리책 한 귀퉁이를 접어두는 .. 2023. 10. 29.
나의 첫 프란츠 카프카, 돌연한 출발 돌연한 출발, 프란츠 카프카 민음사 프란츠 카프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부터 그동안 출간되지 않는 단편 소설까지 담긴 카프카의 소설집이다. 나에겐 전반적으로 어려웠는데 그 중에서 라는 짧은 소설은 충격이었다. “여기서는 다른 그 누구도 입장 허가를 받을 수 없다. 이 입구는 오직 당신만을 위한 것이다.” 짧은 소설인 이 의 결말에 상당히 충격 받았다. 맞는 때를 기다렸는데 내가 들어가고자 했던 문이 사실은 나만을 위한 문이었다니. 나만을 위한 문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낸 시골 남자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읽고 있는 책에서 바로 이 소설에 대한 평론이 있었고 몇 번을 반복해서 읽었다. (나는 '충격적이다'라는 말로 밖에 표현 못하는데, 박혜진 문학평론가는 엄청난 문.. 2023. 10. 22.
나주에 대하여 - 김화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 타인을 유심히 관찰하는 일.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 그리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에 대한 소설집이었다. 이렇게 섬세하게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 소설은 오랜만이다. 나와 비슷한 마음도 있었고 다른 마음도 있었다. 이런 마음을 모두 쓴 작가는 대체 얼마나 넓고 섬세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해본 것은 더한다.' 그리고 소설집 못지 않게 박혜진 문학평론가의 해설과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어서 몇 번씩 읽었다. (박혜진 문학평론가의 해설은 김연수 에서 처음 읽고서 푹 빠졌다. 이번에도 역시...!) 마음은 때로 천국이고 주로 지옥이라든지, 그때의 최선에 대해 변명하고 싶지 않다든지, 이런 문장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박혜진 문학평론가는 AI가 사람보다 잘할 수 없는 것이 '마음'이라.. 2023. 10. 19.
호밀밭의 파수꾼 - J. D. 샐린저 ▶ 고전읽기 호밀밭의 파수꾼 J. D. 샐린저 가식과 위선을 참지 못하는 '홀든 콜필드'의 3일간의 뉴욕 방황기.공부할 마음이 없어 펜시 고등학교에서 쫓겨나고 부모님이 무서워 집으로 바로 갈 수는 없는 이 아이는 뉴욕을 방황한다. 가식을 미치도록 못견뎌하면서도 자기 자신도 가식을 버리지 못한다. 이 아이는 어쩌다 이렇게까지 불행해졌을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겼다. 동생의 죽음, 같은 학교를 다니던 친구의 죽음, 동성으로부터의 성희롱 등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온 이 아이의 꿈은, 바로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호밀밭을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이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게 지켜주는 파수꾼. 아이들이 세상의 가식과 위선 같은 것들은 평생 모르고 순수함을 지키게 해주는 파수꾼. 대책없이 삐뚤어져 있던 이 아이의 입에서 이런.. 2023. 10. 19.
쓰는 직업 - 곽아람 | “일이 힘들수록 나는 더 많이 썼다.” 일이 힘들수록 나는 더 많이 썼다. 쓰는 것만이 나를 견딜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에. 곽아람 기자의 책 중 세번째 읽는 책. 곽아람 기자의 가장 최신 책. 나는 어떤 작가에게 빠지면 냅다 파고 드는 유형이다. 이 책은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책이다. 기자라는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고 할까. 기자라는 직업이 궁금했던 것은 아니고 저자로서의 곽아람 기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읽기 시작했다. 곽아람 기자는 문화부 기자다. 기자라고 하면 국회에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나 각종 사건 사고를 담당하는 사회부 기자나 스포츠 기자 정도만 생각했지, 문화부 기자를 떠올려본 적은 없었는데 문화부 기자의 생활을 읽으며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나는 ‘말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쓰는 사람’이다. 말할수록 소진되지만 쓸.. 2023. 10. 14.
나의 뉴욕 수업 - 곽아람 / 뉴욕, 예술, 에드워드 호퍼에 대하여 나의 뉴욕 수업 곽아람 호퍼의 도시에서 나를 발견하다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하고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는 저자가 해외연수(?)로 뉴욕에서 1년 간 생활하고 생각한 것들에 대한 책이다. 뉴욕을 배경으로 활동한 예술가들과 뉴욕을 그린 그림들과 뉴욕에서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의 일상 같은 것들을 이야기해주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아직 뉴욕을 가본 적 없지만 뉴욕이 어떤 곳인지 알 것만 같은 느낌. 대도시답게, 아니 대도시 중의 대도시답게 개인주의적이고 빠르고 차갑고 외로워질 것 같은 느낌. 실제로 가보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아, 오래 휴가를 낼 수 있다면 언젠가 꼭 뉴욕에 가봐야지. 나에게 이 책은 두가지 의미가 있다. 곽아람 기자라는 저자를 알게 된 것, 그리고 게르하르트 리히터 을 알게 된 것... 202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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