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하야마 아마리
보통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의 책은 눈길도 주지 않는데, <마녀체력>에서 언급된 것을 보고 아참 이런 책이 있었지 싶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하야마 아마리'라는 이름은 저자가 긴자에서 호스티스로 일할 때 쓴 가명이다. '아마리'라는 뜻이 '여분의, 나머지의' 이런 뜻이라고 하는데 죽을 것을 결심했다가 여분의 삶을 산다는 의미에서 지었다.
아마리는 29살의 생일을 좁은 원룸에서 혼자 축하했다. 그녀는 계약직으로 이 회사 저 회사를 전전하는 파견사원이었고 (본인의 말에 의하면) 못생겼고 뚱뚱했다. 친구도 없고 연인도 없다. 더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자살 시도를 하려고 하지만, 그 때 마침 텔레비전에서 라스베가스가 등장한다. 그녀는 어차피 죽을 거라면 이렇게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죽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서른살 생일을 라스베가스에서 보내고 죽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이 목표가 그녀의 인생을 통째로 바꾼다. 라스베가스에 갈 돈을 모으기 위해 낮에는 파견사원으로, 밤에는 긴자의 클럽에서 호스티스로 일한다. 목표가 생기고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걸음씩 걸어나가면서 그녀는 달라진다.
P51
아무래도 인생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결정적 순간이 있는 것 같다.
P52
이상하다. 갑자기 세상이 달라진 느낌이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내가 달라졌을 때 느낄 수 있는 것.
1년이라면 해볼 만하지 않은가? 1년 동안 죽기 살기로 돈을 벌어 보는 거다. 죽을 각오로 말이다.
P61
정말이지 인생의 구석구석에서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리 무모하더라도 일단 작정을 하고나면 무슨 일이든 생길 수 있다. 정말 신기한 것은 내가 '움직였다'는 것이다.
그녀는 딱 1년 후 정말로 라스베가스로 떠난다. 그리고 인생을 건 포커 승부를 벌인다. 그리고 그녀는 딱 5달러를 번다. 그녀는 이것이 인생을 더 살아보라는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고 생을 이어나가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일본으로 돌아가 결국 유명한 금융회사의 정직원이 되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녀의 삶을 변화시킨 것은 결국은 목표와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인생에서 목표를 가져본 것이 라스베가스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긴자 클럽에서 만난 동료들은 각자 자기만의 꿈을 가지고 있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저자도 꿈의 가치에 대해서 서서히 깨달았던 것 같다. 긴자 클럽의 동료들, 라스베가스에 가기 위해 영어공부를 하다 만난 외국인 친구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까지.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 평소에 안하던 것들을 시도해보면서 만난 사람들. 나는 아마리가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이 사람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것에 과감히 도전해는 것의 중요성!
아마리의 어느 친구는 "적의 행군을 막으려면 술과 고기를 베풀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라고 한다.
그저 그런 삶? 나는 내 삶이 이대로 끝나도 좋은가? 내 삶에서 분명 뭔가 더 할 수 있다. 지금의 삶은 내가 20대에 노력하여 쟁취해 낸 무척 안정적인 삶이다. 이 안정을 토대로 나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밖으로 나가보자!
이 책이 나에게 준 것
- 목표가 있으면 세상이 달라진다.
- 새로운 것에 과감히 도전하고, 하고 싶은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그야말로 '막'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 안정적인 생활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것에 계속해서 도전하자!
P22
대체 경력이란 어디서 어떻게 쌓아야 한단 말인가?
P24
정말 그때 그 한번의 잘못된 선택만으로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걸까? 그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아니, 더 큰 원인이 있겠지. 그럼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걸까.
P25
재능이란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뜻하니까.
P28
그것보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사회에 나가서야 비로소 학교 때는 보이지 않던 '의지의 인간'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들은 정말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 저자도 특별히 잘하는 게 없어 공부를 열심히 했고 그래서 공부만 잘한 학생이었다. 나 또한 그렇다. 특별히 재능이 뛰어난 것이 없었고 공부를 해보니까 성적이 잘 나왔고 그래서 잘하는 것을 쭉 하다보니 공부만 열심히 한 케이스다.
지나고보니 공부를 한다는 것은 성실, 꾸준함, 배움 같은 가치를 기르는 과정인 것 같다. 공부를 잘한 사람은 학원을 얼마나 다녔든 부모님이 얼마나 지지해줬든 어쨌든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었다는 뜻이니까 성실하고 꾸준하게 공부했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배우면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니, 평생토록 배움이라는 것에 열려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공부만' 잘했던 사람이면 다른 것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P84
그저 그토록 몰두할 수 있는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그녀가 나는 진심으로 부러웠다.
P85
'자기 무대'를 가진 사람 특유의 자신감과 지속적인 당당함. 외톨이는 사람들로부터 소외됐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무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외톨이인 것이다.
P106
나는 늘 내가 알고 있는 느낌과 나의 기준대로 이해받길 원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왜 아무도 날 이해해 주지 않을까?' 하고 의기소침해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들이 작품을 보면서 생각과 느낌은 십인십색, 사람의 숫자만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나와 똑같은 느낌을 요구하거나 이해해 달라는 것은 무리이고 어리광이며, 오만일지도 모른다.
P199
남이 어떻게 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이 순간을 얼마나 즐길 수 있는가, 오직 그것뿐이다.
P201
서른이 될 때까지 아무것도 채우지 못하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던 가엾은 내면의 감각들에게 그저 잔치를 베풀어 주고 싶었을 뿐이다.
P230
해보기 전엔 절대로 알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주어진 생을 온몸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슨 인 케미스트리(Lessons in Chemistry), 화학으로 우리는 무엇이 될 수 있는지 배운다 (0) | 2023.02.25 |
---|---|
<마녀체력>과 <걷기의 말들>, 재밌게 다이어트 하려고 읽은 책 (0) | 2023.02.19 |
이병률 시인, 그리고 행복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0) | 2023.02.13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에이미와 이저벨>, 삶은 계속된다 (0) | 2023.02.12 |
노라 에프런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이 있다> (0) | 2023.02.05 |
댓글